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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연재소설 록키의 항해 — 프로젝트 헤일메리 그 이후 EP.04 — 빛으로 말하는 자들 Those Who Speak in Light

2026년 4월 5일 일요일 · 22B Labs · The 4th Path
SF 연재소설
록키의 항해 — 프로젝트 헤일메리 그 이후

EP.04 — 빛으로 말하는 자들

Those Who Speak in Light

"기본부터. 1, 2, 3."

— 록키, 그레이스가 가르쳐 준 방법

SCENE 01

하강

타우세티 e는 아름다운 행성이었다. 적어도 인간의 눈에는.

세컨드 찬스의 관측 장비가 보내온 영상을 신 선장이 록키에게 설명했다. 록키는 볼 수 없으니까. 대신 록키는 행성이 방출하는 적외선 복사와 중력 진동을 '들었다'. 두 종족은 같은 행성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신 선장

"표면 온도가 높습니다. 평균 약 180도. 대기는 주로 이산화탄소와 질소. 표면 중력은 지구의 약 1.7배. 인간이 걸을 수는 있지만 힘들어요."

록키

♫♩♪♫♩

"180도. 에리디안에게는 좀 춥다. 하지만 활동 가능하다. 1.7G는 에리디안에게 가볍다. 에리드는 2G이다."

🔬 SCIENCE NOTE — 타우세티 e 타우세티 e는 실제로 확인된 외계행성 후보다. 질량은 지구의 약 3.9배이며, 타우세티의 거주 가능 영역(habitable zone) 내에 위치한다. 다만 '거주 가능'은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지, 반드시 지구형 환경이라는 뜻은 아니다. 이 이야기에서 타우세티 e는 고온·고압의 행성으로 설정되어 있다 — 탄소 기반(인간)이나 암모니아 기반(에리디안)이 아닌, 규소 기반 생명체에 적합한 환경이다.

에너지 방출원은 행성의 적도 부근에 있었다. 넓은 평원 한가운데에 솟아 있는 구조물. 세컨드 찬스의 고해상도 카메라가 포착한 이미지를 신 선장이 묘사했다.

신 선장

"결정 구조입니다. 높이 약 200미터. 자연물이 아닙니다 — 너무 대칭적이에요. 그리고... 빛나고 있습니다. 표면 전체가 규칙적으로 색이 변해요. 빨강, 파랑, 보라, 다시 빨강..."

록키

♫♩♫

"빛. 나는 빛을 못 본다."

에리디안에게 빛은 존재하지 않는 감각이다. 인간에게 초음파가 들리지 않는 것처럼. 저 구조물이 빛으로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면, 나는 그것을 영원히 직접 이해할 수 없다. 그레이스가 있었다면 설명해 주었을 것이다. "록키, 이건 무지개 같은 건데..." 하지만 그레이스가 없다. 대신 신 선장이 있다. 다른 인간이지만, 눈이 있다.

공동 탐사가 결정되었다. 에리디안 측에서 록키와 닉키, 인간 측에서 신 선장과 지질학자 아미르 하산이 행성 표면으로 내려간다. 록키는 에리디안 생존복으로 타우세티 e의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다. 인간은 강화 우주복이 필요했다 — 180도의 열과 1.7G의 중력을 견뎌야 하므로.

탐사선 두 대가 나란히 하강했다. 에리디안 셔틀과 인간 셔틀. 격벽으로 분리된 채 같은 방향으로.

· · ·

SCENE 02

타우인

가까이에서 본 구조물은 — 신 선장의 설명에 따르면 — 건물이 아니었다.

살아 있었다.

신 선장

"록키, 이건... 이건 생물입니다. 아니, 생물이면서 동시에 구조물이에요. 결정질 표면 안에 빛의 패턴이 흐르고 있어요. 피부가 — 피부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 반투명한 결정체이고, 내부에서 색상이 이동합니다. 마치 거대한 디스플레이처럼."

록키는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다른 것을 감지했다.

록키

♫♩♪♫♩♪♫

"진동 감지. 내부 결정 구조의 공명. 매우 복잡한 패턴. 이것은... 살아 있다. 동의한다."

그때, 구조물에서 — 생물에서 — 작은 형체들이 나타났다.

신 선장의 묘사: 높이 약 1.5미터. 인간보다 약간 작다. 몸체는 반투명한 결정질. 내부에 빛의 맥이 흐른다. 다리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셋 — 삼각형 배치로, 매우 안정적. 팔에 해당하는 부위는 넷 — 가늘고 긴 결정 가지. 그리고 머리에 해당하는 부위는 없다. 대신 몸 전체의 표면이 색상과 패턴을 변화시키며 '빛나고' 있다.

🔬 SCIENCE NOTE — 규소 기반 생명체 규소(Si)는 탄소(C)와 같은 14족 원소로, 4개의 공유결합이 가능하다. 이론적으로 규소도 탄소처럼 복잡한 분자 사슬을 형성할 수 있다 — 다만 지구의 상온에서는 규소 결합이 불안정하여 생명체 기반으로 부적합하다. 그러나 고온 환경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180°C의 타우세티 e에서 규소-산소 결합(실리케이트)은 안정적이며, 복잡한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

타우인의 '빛 언어'는 실제 생물학에서 영감을 받았다. 갑오징어(cuttlefish)와 문어는 피부의 색소포(chromatophore)를 이용해 색상과 패턴을 변화시켜 소통한다. 타우인은 이것을 극단적으로 발전시킨 형태다 — 결정질 표면 내부의 광학적 간섭 패턴을 조절하여 정보를 전달한다.

다섯 개의 형체가 탐사대 앞에 섰다. 그리고 — 신 선장의 말에 따르면 — 빛나기 시작했다.

신 선장

"온몸이 빛나고 있어요. 패턴이 있습니다. 반복됩니다. 이건... 말하고 있는 겁니다. 분명히."

록키

♫♩♫♩♫♩

"나는 못 본다. 소리 내나. 질문."

신 선장

"아니요. 완전히 무음이에요."

록키

♩ ... ♩ ... ♩

"문제 있어 문제 있어 문제 있어. 소통 불가."

세 종족의 소통 한계가 명확했다.

인간은 소리로 말한다. 에리디안은 진동(음파)으로 말한다. 인간과 에리디안은 둘 다 음파를 사용하므로 격벽 너머로나마 소통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존재들은 빛으로 말한다. 인간은 빛을 볼 수 있지만 그 패턴의 의미를 모른다. 에리디안은 빛 자체를 감지할 수 없다.

완벽한 소통 불가 상태.

· · ·

SCENE 03

1, 2, 3

록키가 기억해냈다.

40년 전. 헤일메리호. 록키가 그레이스를 처음 만났을 때. 서로의 언어를 몰랐고, 서로의 생물학을 몰랐고, 서로의 문명을 몰랐다. 그레이스가 한 것은 단순했다.

돌멩이 하나를 내려놓고 손가락 하나를 펼쳤다. 돌멩이 둘을 내려놓고 손가락 둘을 펼쳤다. 돌멩이 셋.

1, 2, 3.

우주 어디서든 1은 1이다. 수학은 물리 법칙과 함께 우주에서 유일한 보편 언어다.

록키

♫♩♪♫♩♪♫

"신. 방법 있다. 그레이스가 가르쳐 줬다. 기본부터 시작한다."

록키는 닉키에게 지시했다. 닉키가 록키 앞에 작은 에리디안 도구 조각을 하나 내려놓았다. 그리고 록키가 음파로 '1'을 발음했다. 두 개를 내려놓고 '2'. 세 개를 내려놓고 '3'.

동시에 신 선장이 같은 것을 했다. 우주복 장갑으로 조약돌을 하나, 둘, 셋 내려놓으며 영어로 "One, two, three."

타우인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10초. 20초. 30초.

그리고 —

신 선장

"반응하고 있어요! 몸 표면에 빛 패턴이... 한 번 깜빡이고, 두 번 깜빡이고, 세 번 깜빡이고 있어요!"

록키의 외골격이 떨렸다. 흥분의 진동.

록키

♫♩♪♫♩♪♫♩♪♫

"다음. 넷, 다섯, 여섯. 그 다음 더하기. 하나 더하기 둘은 셋."

시간이 걸렸다. 많이 걸렸다. 수 체계를 확립하는 데 3시간. 기본 산술 —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 — 에 2시간. 하지만 한 단계씩 올라갈 때마다 속도가 빨라졌다. 타우인은 느리지 않았다. 단지 신중했다.

그레이스도 이랬다. 처음에 느리고, 이해한 후에 빠르다. 지적 존재의 공통점인 것 같다. 종족이 달라도.

수 체계 다음은 물리 상수였다. 록키가 제안했다.

록키

♫♩♪♫♩♪♫♩

"원주율. 3.14159... 이것은 우주 어디서든 같다. 이것으로 우리가 같은 수학을 쓰는지 확인한다."

록키가 원의 지름과 둘레의 비율을 물리적으로 시연했다 — 금속 막대를 구부려 원을 만들고, 지름과 둘레를 수 조각으로 나타냈다. 신 선장이 같은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었다.

타우인의 반응.

신 선장

"빛 패턴으로 숫자를 보여주고 있어요. 3... 점... 1... 4... 1... 5... 9...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소수점 20자리까지! 이들은 원주율을 알고 있어요."

🔬 SCIENCE NOTE — 보편 언어로서의 수학 SETI(외계지적생명탐사)에서 오래전부터 제안해온 아이디어: 수학과 물리 상수는 우주 어디서든 동일하다. 원주율(π = 3.14159...), 자연상수(e = 2.71828...), 미세구조상수(α ≈ 1/137) 등은 우주의 기본 구조에서 도출되므로, 어떤 문명이든 이것을 발견했다면 같은 값을 사용할 것이다. 이것이 종족 간 소통의 출발점이 된다.

원작에서 그레이스와 록키가 처음 소통할 때도 수를 세는 것부터 시작했다. 록키는 이 방법을 기억하고 있다.

· · ·

SCENE 04

그들은 알고 있었다

소통은 느렸지만 진전되었다. 수 체계에서 원소 주기율표로. 양성자 수로 원소를 식별하는 것은 언어가 필요 없다. 수소 = 1, 헬륨 = 2, 리튬 = 3.

주기율표가 확립되자, 분자 구조로 넘어갔다. 물(H₂O). 이산화탄소(CO₂). 암모니아(NH₃) — 록키가 이것을 보여주자 타우인이 흥미를 보였다. 이산화규소(SiO₂) — 타우인이 이것에 강하게 반응했다. 자신들의 기반 물질이었으리라.

그리고 닉키가 결정적인 것을 보여주었다.

아스트로파지의 분자 구조.

닉키가 아스트로파지의 외막 구성 원소를 양성자 수로 나열했다. 아스트로파지의 에너지 저장 분자 구조를 원소 조합으로 표현했다.

타우인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신 선장

"록키! 타우인들이... 흥분하고 있어요. 빛 패턴이 폭발적으로 바뀌고 있어요. 그리고 — 그들이 같은 분자 구조를 보여주고 있어요. 아스트로파지를요. 하지만 약간 달라요. 구조의 일부가 변형되어 있어요."

록키

♫♩♪♫♩♪♫♩♪♫♩♪♫

"변형. 어떤 변형인가. 정확히 묘사하라."

신 선장

"에너지 저장 부위의 구조가 거울상으로 반전되어 있어요. 그레이스 박사의 원래 데이터에서 에너지를 흡수하는 분자 구조가, 여기서는 방출하는 방향으로 바뀌어 있어요."

록키의 외골격 전체가 공명했다. 엔지니어의 본능이 올렸다.

록키

♫♩♪♫♩♪♫♩♪♫♩♪♫♩

"역 아스트로파지. 에너지를 방출하는 아스트로파지. 타우인이 만들었다. 타우인은 아스트로파지를 알고 있다!"

🔬 SCIENCE NOTE — 역 아스트로파지 원작에서 아스트로파지는 별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내부에 저장하는 미생물이다. 에너지 저장은 특정 분자 구조의 배열(configuration)에 의존한다 — 이것은 ATP 합성효소가 ADP를 ATP로 변환하여 에너지를 저장하는 실제 생화학 원리와 유사하다.

이 구조를 거울상으로 반전시키면? 이론적으로 에너지 저장 대신 에너지 방출이 일어난다. ATP가 ADP로 분해되어 에너지를 방출하듯, 역 아스트로파지는 저장된 에너지를 제어 방출할 수 있다.

타우인이 이것을 만들었다면, 그들은 아스트로파지의 생화학을 인간과 에리디안보다 훨씬 깊은 수준에서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타우인은 아스트로파지를 알고 있다. 아니, 아는 정도가 아니다. 개조했다. 에너지 흡수를 에너지 방출로 바꿨다. 이것은 인간과 에리디안이 합쳐도 해내지 못한 것이다.

타우인에게 아스트로파지는 문제가 아니라 도구였다.

우리에게는 문제의 답이 될 수 있다.

그레이스. 네가 맞았다. 답은 항상 다른 곳에 있다. 그리고 다른 시선이 필요하다. 세 개의 시선 — 소리와 진동과 빛 — 이 필요했다.

록키는 닉키를 돌아보았다. 닉키의 외골격이 흥분의 고주파로 떨리고 있었다. 생화학자로서 평생의 연구 대상이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록키

♫♩♪♫

"신. 타우인에게 전해라. 우리는 도움이 필요하다. 그리고 — 아마도 — 타우인도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신 선장

"어떻게 '도움'이라는 개념을 전달하죠? 아직 추상 명사를 공유하지 못했는데..."

록키

♫♩♪♫♩♪♫♩

"추상 명사 필요 없다. 행동으로 보여주면 된다. 그레이스가 나에게 그렇게 했다. 그레이스는 '도움'이라는 단어를 가르쳐 주기 전에 먼저 도와줬다."

NEXT EPISODE

EP.05 — 그레이스의 방정식 (최종화)

세 종족이 하나의 문제를 함께 푼다.
타우인의 생물학. 인간의 분석. 에리디안의 엔지니어링.
그리고 죽은 과학자가 남긴 미완성 노트가 마지막 열쇠가 된다.

"문제 있어. 해결해."

AUTHOR'S NOTE 이 이야기는 앤디 위어의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사랑하는 한 사람이 쓴 비공식 팬픽션입니다. 음표(♩♪♫)는 에리디안 언어가 음계 기반이라는 원작 설정을 반영합니다. 타우인의 '빛 언어'는 갑오징어의 색소포 통신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 EP.03 타우세티 도착 | EP.05 그레이스의 방정식(최종화) → the4thpa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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