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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을 버릴 게 아니라, 열면 된다 정부의 HWP 탈피 시도, MD의 한계, 그리고 진짜 해법 — HWPX 표준화

2026년 3월 29일 일요일 · 22B Labs · The 4th Path
바이브리포트 AI × 문서 × 정책 2026년 3월 · 22B Labs

한컴을 버릴 게 아니라, 열면 된다

정부의 HWP 탈피 시도, MD의 한계, 그리고 진짜 해법 — HWPX 표준화

📅 2026.03.30 ✍️ 22B Labs · The 4th Path ⏱️ 읽는 시간 약 6분
01 — 문제의 출발점

AI가 한컴 파일을 못 읽는다

대한민국 행정 문서의 90% 이상은 HWP 포맷으로 작성된다. 30년간 쌓인 공문서, 보고서, 기안서가 모두 한 회사의 독점 바이너리 포맷 안에 잠겨 있다. 문제는 AI 시대가 오면서 이 포맷이 치명적인 약점이 됐다는 것이다.

GPT, Claude, Gemini 등 어떤 AI도 HWP 파일을 직접 읽지 못한다. 공무원이 30년치 행정 데이터를 AI에게 분석시키고 싶어도, 파일을 하나씩 복사해서 붙여넣어야 하는 현실이다. 정부가 "AI 행정"을 외치면서도 문서 인프라가 AI와 단절된 역설적 상황.

"AI가 읽을 수 없는 문서는, AI 시대에 존재하지 않는 문서와 같다."

이 문제를 인식한 정부가 꺼내든 카드가 Markdown(.md) 전환이다. AI 친화적이고, 오픈소스이며, 누구나 읽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과연 이게 정답일까?

02 — 대안의 검토

MD가 진짜 해법인가?

Markdown은 2004년 개발자 John Gruber가 만든 포맷이다. 목적은 단순했다 — 블로거와 개발자가 웹 글쓰기를 쉽게 하도록. 처음부터 공문서, 인쇄 문서, 행정 양식을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다.

결재란 구현 불가
다단 레이아웃 없음
공문 유통 XML 없음
인감/도장 삽입 없음
누름틀(입력필드) 없음
셀 병합·색상 제한

공문서의 기본 요소인 결재란, 수신·참조 블록, 개조식 목록, 머리말/꼬리말, 페이지 번호 — 이 모든 것이 MD에서는 구현이 어렵거나 불가능하다. "AI가 읽을 수 있다"는 장점 하나를 위해 30년간 정교하게 다듬어진 공문서 서식 체계를 버리는 것은 과도한 대가다.

MD는 AI의 한계가 아니다

흥미로운 점은, AI는 이미 MD의 한계를 넘어서 쓰고 있다는 것이다. 다이어그램이 필요하면 Mermaid 코드를 생성하고, 수식이 필요하면 KaTeX를 쓰고, 복잡한 레이아웃은 SVG나 HTML로 만들어낸다. MD의 한계는 AI의 한계가 아니라 포맷 설계 자체의 구조적 한계다.

포맷AI 판독공문서 서식전환 비용
HWP (현재)❌ 불가✅ 완벽-
MD (정부 검토)✅ 완벽❌ 불가매우 높음
HWPX (한컴 신포맷)✅ 가능✅ 유지최소
ODF (국제표준)✅ 가능△ 미흡높음
03 — 진짜 해법

HWPX를 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다. 한컴은 이미 HWP의 다음 세대 포맷인 HWPX를 만들어놨다. 그리고 이 포맷의 내부 구조는 ZIP + XML이다. 즉, 이미 AI가 읽을 수 있는 구조다.

HWPX 파일은 확장자를 .zip으로 바꾸면 열린다. 안에는 XML 파일들이 들어있다. AI는 XML을 완벽하게 읽는다. 문제는 포맷이 아니라 공개 여부다.

한컴이 HWPX 스펙을 ISO 표준으로 제출하고, SDK를 무료 공개하면 어떻게 될까? 그것으로 문제는 사실상 끝난다.

PDF의 선례

Adobe는 2008년 PDF를 ISO 32000 국제 표준으로 공개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이제 Adobe가 망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PDF는 전 세계 표준이 됐고, Adobe Acrobat은 오히려 시장 지위가 강화됐다. 표준이 된 포맷의 최고 권위자로 남았기 때문이다.

HWPX도 같은 길을 갈 수 있다. 한컴이 포맷을 공개해도 30년간 쌓인 한글 특화 기능, 한국 공문서 양식, UX 노하우는 한컴만의 것이다. 공개한다고 경쟁자에게 따라잡히지 않는다.

⚠️ 균형 잡힌 시각
물론 반론도 있다. 정부의 MD 전환 시도는 순수한 기술 판단만이 아니다. 한 민간 기업에 30년간 종속된 문서 인프라에 대한 정치적 우려, 한컴 라이선스 비용 절감 의도도 섞여 있다. HWPX 표준화만으로 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시각도 타당하다.
04 — 새로운 시도

에이글(AIgle): AI 시대의 문서 편집기

이 문제를 고민하다 시작된 프로젝트가 있다. 22B Labs에서 개발 중인 에이글(AIgle) — AI와 글의 합성어다.

에이글은 "한글과 컴퓨터"가 PC 시대의 산물이라면, AI 시대의 문서 편집기를 만들자는 시도다. 핵심 철학은 세 가지다.

① MD로 작성, HWPX로 출력

내부는 Markdown으로 작성한다. AI가 생성한 문서를 그대로 붙여넣을 수 있다. 저장·출력 시에는 HWPX/PDF/DOCX로 변환된다. MD의 AI 친화성과 한컴의 서식 완성도를 동시에 얻는 구조다.

② 비개발자가 쓸 수 있는 WYSIWYG

마크다운 문법을 몰라도 된다. #, **, --- 같은 기호를 입력할 필요가 없다. 툴바를 클릭하면 바로 서식이 적용된다. 공무원, 일반인 누구나 한컴처럼 쓸 수 있다.

③ Windows 설치형 앱

setup.exe를 실행하면 설치된다. 브라우저도, 개발 환경도 필요 없다. 한컴처럼 더블클릭으로 시작한다.

MD는 AI의 언어다. 에이글은 그것을 인간의 문서로 번역하는 툴이다.

베이스 레포지터리: github.com/sinmb79/MD-Editer · MIT 라이선스 · 오픈소스

05 — 결론

한컴을 버릴 게 아니라, 열면 된다

정부가 진짜 현명한 판단을 하려면, MD 전환보다 HWPX 표준화를 한컴에 압박하는 것이 맞다. 한컴도 이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포맷을 닫고 있으면 시장을 잃고, 열면 표준이 된다.

한글과 컴퓨터는 외산 소프트웨어가 판치던 시대에 한국어를 지킨 회사다. AI 시대에도 그 역할은 유효하다. 단, 이제는 폐쇄 포맷이 아니라 개방된 생태계 위에서 경쟁해야 한다.

HWPX를 ISO 표준으로 밀고, AI SDK를 무료 공개하면 — 한컴은 AI 시대에도 대한민국 문서 인프라의 중심으로 살아남는다. 에이글 같은 서드파티도, 공공 AI 시스템도, 모두 그 위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

The 4th Path의 시각

기술은 도구다. 중요한 것은 그 도구가 인간의 일상과 어떻게 연결되는가다.
문서 포맷 하나가 AI 행정의 병목이 되는 현실 — 해법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한컴을 버릴 게 아니라, 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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